[강원포럼]폐특법, 시효 폐지에서 한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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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동한 전 강원연구원장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2012년 전후 기간이다. 당시 필자는 두 개 도의 강력한 요구로 서로 무관하기 어려운 두 이슈에 관여하게 된다. 하나는 우리 강원도의 폐특법 시효 연장 요청. 다른 하나는 전라북도가 사활을 걸고 제기한 새만금사업특별법 제정. 폐특법 시효의 두 번째 연장은 많은 분의 노력으로 성사됐고 나 역시 성의껏 챙긴 것은 물론이다. 새만금특별법 역시 이뤄져 지지부진했던 새만금 개발 기반이 보강된 바 있다.

당초에는 카지노 설치와 관련된 규정도 들어 있었는데 필자는 법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정리하면서 필요시 카지노 관련 일반법인 관광진흥법에서 다루는 것으로 하고 법안에서는 삭제토록 했다. 새만금 사업을 총괄하면서 그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던 처지였으나 폐광지역의 어려움이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내국인 카지노 추가가 지역 간 갈등 유발 등 다양한 논란이 되는 상황을 우선 막고자 함이었다.

새만금은 새로운 특별법에 따라 새만금개발청이 차관급 기관으로 2013년에 설립됐고 2018년에는 새만금개발공사까지 만들어져 정부 차원의 인적·물적 지원의 틀을 완전하게 갖추고 있다. 새만금을 오래 관리했던 나 자신조차도 이곳 폐광지역 현실과 비교할 때 부러운 마음뿐이다. 물론 이러한 선별적 지원이 미래를 다 보장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새만금은 긴 부진의 터널을 지나 나아지는 조짐이 뚜렷하다.

연장된 폐특법 기한이 5년이나 남은 지금 시효 연장을 넘어 아예 없애 버리려는 힘겨운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30년 새 인구가 반 토막 나고 적지 않은 투자에도 지역의 앞날은 여전히 흐림이다. 더구나 코로나 여파로 강원랜드 카지노 장기 휴장, 각종 시설의 적자 운영은 불안의 그림자를 더욱 길게 하고 있다. '21대 강원도 국회의원 공조 법안 1호'가 폐특법 개정이 된 것은 어쩌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만금 사례와 같이 폐광지역의 미래비전을 다시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집중적으로 지원·관리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새로이 하는 일이 꼭 병행돼야 한다. 정부의 무성의와 소극적 태도가 서운하다면 오히려 정부가 보다 큰 책임감을 갖고 지역과 협력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대안이 될 것이다. 이 틀의 골자는 국무총리실에 폐광지역지원위원회와 지원조직을 설치하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의 법안은 이미 지난 20대 국회에 제출됐었으나 애석하게도 논의조차 안 된 채 폐기돼 버렸다.

사실 이러한 유형은 정부 내에서 아주 일반적인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예시했던 새만금은 특별법 이전부터 총리 주재 새만금지원위원회와 새만금기획단이란 지원조직을 갖고 있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도 총리실에 지원위원회와 지원조직이 설치돼 있고 별도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운영되고 있다. 세종시 역시 총리실 내 정부위원회와 세종시기획단이 운영되고 있으며 정부기관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기에서 이들 조직과 기능들이 어떠한 성과를 만들고 어떻게 그 지역을 바꾸고 있는지를 새삼 거론하지는 않겠다. 다만 폐광지역 거버넌스를 지금이라도 바로 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를 강조하려 할 뿐이다. 이는 가장 어려우면서도 아직 소외와 고통 속에 고군분투하는 폐광지역이 너무 애처로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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